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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칼럼] 가계대출 폭발 직전인데 대출 더 해주겠다는 은행

작성자 : 토지+자유연구소 (210.91.10.***)

조회 : 535 / 등록일 : 23-07-24 12:19

 

  

 

 

 

가계대출 폭발 직전인데 대출 더 해주겠다는 은행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 국내은행들이 3분기 중에도 가계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을 완화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신용카드회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권에선 3분기에 대출 강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의 돌진적 부동산 경기부양책에 가뜩이나 임계점에 달한 가계대출이 폭증세인데, 은행권은 3분기에도 가계대출을 터줄 생각을 하고 있으니 암담하다.


대출 터주겠다는 은행권 vs 강화기조를 밝힌 비은행금융권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2023년 2/4분기 동향 및 2023년 3/4분기 전망]을 보면 은행권과 비은행금융기관 사이에 대출, 신용위험, 대출수요 등과 관련해 차별점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총 204개 금융사의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는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양(+)이면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 또는 '(대출태도) 완화'라고 답한 금융기관의 수가 '감소' 또는 '강화'보다 많다는 뜻이다.

아래 〈표 1〉은 국내은행의 차주별 대출행태지수를 잘 보여준다. 대출태도 지표를 보면 은행권은 3/4분기에 대기업에 대한 대출은 강화(3→-3)하고 중소기업(0→3), 가계주택(22→11), 가계일반(3→6)에 대한 대출 완화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답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신용위험은 기업 및 가계 모두 전분기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대출수요 역시 기업 및 가계가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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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것은 한국은행의 서베이에 응답한 국내은행들이 전 분기에 비해 3분기에 기업 및 가계의 신용위험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가계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완화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신용위험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면 대출을 조이는 것이 정상인데 국내 은행들은 대출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비은행금융기관은 은행권과는 사뭇 다르게 답했다. 아래 〈표 2〉는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행태지수를 잘 보여준다. 비은행금융기관은 신용카드회사를 제외하고는 3분기에 대출강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신용위험의 경우 신용카드회사를 제외하고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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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생명보험회사는 3분기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고 그에 맞춰 대출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신용카드회사조차 3분기 신용위험을 보합(0)으로 전망했고, 그에 맞춰 대출도 보합(0)으로 전망했다. 이치에 닿으며 앞뒤가 맞는다. 

 


부동산 투기와 폭증하는 가계대출에 실탄 공급하겠다는 은행권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부채 공화국이다. 지난 5월 29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2.2%로 단연 높았다. 조사대상국 가운데 GDP 대비 100%를 넘은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가계부채는 임계점을 돌파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는 소득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중이다. 17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가계 부문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s)은 13.6%로 집계됐는데, 이는 조사 대상인 전 세계 주요 17개국 가운데 호주(14.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2021년만 해도 노르웨이(14.5%), 덴마크(14.2%), 네덜란드(13.8%), 호주(13.5%) 등의 DSR이 한국(12.8%)보다 높았지만, 1년 새 한국의 DSR이 호주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을 전부 추월했다.

이미 가계는 빚더미에 깔려 죽어가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가 집값 떠받치기에 올인하면서 가계부채는 줄어들긴커녕 오히려 빠르게 증가 중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월 말 기준 1062조 3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 9000억 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가계대출이 사상최고치를 찍은 데에는 주택담보대출의 폭증이 결정적이었다. 6월 주담대는 7조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0년 2월(+7조 8000억 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였다.

정리하자! 대한민국은 가계부채를 숙주(宿主)삼아 부동산 바벨탑을 쌓았다. 인플레이션과 통화긴축으로 인해 그 바벨탑이 조금 흔들리는 기미를 보이자 그걸 못 참고 윤석열 정부는 부동산 떠받치기에 혈안이 됐다. 집값 떠받치기에 가장 빠르고 손쉬운 방법이 대출 확대인데, 윤 정부는 가계부채 팽창은 도외시한 채 대출 확대에 진심이고 은행도 정부 방침에 적극 부응 중이다. 소득이 뒷받침해 주지 않는 부채와 그 부채에 기반한 부동산 버블이 영속한 선례는 인류의 역사에 없었다.

 
 

 


<시민언론 민들레 2023년 7월 24일>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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